[뉴스분석]성폭력 뺨치는 ‘2차 피해’ 어떻길래

2018-03-13 1



미투운동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사회부 이윤상 사건팀장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키워드부터 소개해 주시죠?

네, 오늘의 키워드는, '2차 피해' 입니다.

최근 '미투' 고백이 이어지면서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성폭력 범죄 자체로 인한 게 1차 피해라면, 여기서 파생되는 법률적, 도덕적 부수 피해를 통틀어서 2차 피해라고 합니다.

[질문]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고소한 김지은 씨도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죠?

네, 실제로 김지은 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직후부터 김 씨와 관련한 여러 얘기가 SNS를 통해 유포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지은 씨의 아버지가 특정 정당에서 정치 활동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김지은 씨 측 설명을 들어보면 김 씨 아버지는 당원으로 활동한 사실 조차 없다고 합니다.

김 씨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성폭행 주장을 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루머였던 것이죠.

김지은 씨 측의 법적 대응을 돕고 있는 '대책위원회'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경숙 /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운영위원]
"(김지은 씨) 가족의 신상 털기가 시작되면서 피해자가 왠지 피해자 같지 않다고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질문]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 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미권스라고 하죠.

이 모임 회원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엉뚱한 사람을 공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된 것인데요.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상대 여성이 누구일지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지지 모임 회원들은 유력한 여성 1명을 당사자로 지목을 했는데요.

인터넷에 이 여성의 신상을 공개하는가 하면, 협박성 메시지도 보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회원들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질문]생각보다 2차 피해의 실태가 심각한데요. 왜 이런 2차 피해가 양산되는 것인가요?

전문가들은 성범죄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는데요.

목격자나 물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보니 피해를 주장한 측의 진술이 얼마나 일관되는지, 신빙성이 있는지, 또 이를 뒷받침 할 간접 증거들은 얼마나 있는지에 수사의 초점이 모아집니다.

결국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본인과 그의 가족, 넓게는 주변 지인, 최근 사건의 예를 든다면 정치적 지지자들까지 상대방 주장에 헛점이 없는지 살펴보는 과정에서 또다른 피해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전문가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수연 /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2차 피해는 의도했을 수도 있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발생할 수도 있는데, 어느 경우든 피해자가 입은 피해와 상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접근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성범죄 사건 그 자체와 함께 2차 피해의 심각성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의 자문기구인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는, 최근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2차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윤상 사건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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